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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부, 보홀 여행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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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in, Byu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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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스쿠버 다이빙을 배우기 위해서 필리핀 보홀로 여행을 다녀왔다. 전에 베트남 여행 때 우연하게 만난 아저씨가 보홀을 추천했었는데 그때는 내가 가게 되리라 생각하진 못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필리핀을 선택하는 것 같다. 필리핀은 스쿠버 다이빙을 하기에 유리한 조건들이 많이 있는 것 같다.

우선은 비교적 저렴한 물가와 인건비를 들 수 있다. 필리핀에서는 스쿠버 다이빙 할 때 스텝들이 따라 다니면서 산소통 교체와 여러가지 도움을 준다. 다른 곳에서는 이렇게까지 해주지는 않는 것 같다. 황제 다이빙이라고도 한다고 한다. 은근히 번거롭고 힘든 과정인데 편하게 할 수 있다. 초보자에게는 익숙해질 기회를 뺏길 수도 있는 것 같지만, 처음 교육 받을 때 워낙 지치기 때문에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스쿠버 다이빙 샵의 음식이나 음료, 간식 등을 준비해주는 스텝들도 모두 현지인이기 때문에 저렴하게 운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수중 환경도 스쿠버 다이빙에 많은 이점을 갖고 있다. 일년 내내 수온이 높으며, 시야가 맑은 편이다. 수온이 낮으면 두꺼운 수트를 착용해야되고, 그만큼 비용이나 초보자가 배우는데 난이도가 상승할 것이다. 해류도 다이빙 포인트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전반적으로는 느린 편인 것 같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거의 모든 포인트가 시야도 흐리고, 유속이 빠르다고 한다. 그래도 한번은 우리나라에서 해보고 싶다. 특히 제주도에는 연산호 군락이 크게 형성되어 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이빙 포인트마다 색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는 점도 다이버들이 많이 모이는 이유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해 있다. 세부까지 비행시간이 4시간 30분 정도로 비교적 짧다. 세부로 가면 배편으로 이동해야되서 추가로 2시간 정도 더 잡아야되긴 하겠지만. 세부행 비행기는 대부분 새벽에 도착해서 그점은 아쉬운 점이다. 그래도 마사지 하면서 잠깐 숙박 할 수 있는 패키지가 많아서 그런 것들을 이용하면 피로감을 줄일 수 있다.

스쿠버 다이빙 후기

스쿠버 다이빙 교육 구성

스쿠버 다이빙 교육은 디퍼다이브라는 한인샵에서 운영하는 4박 5일의 코스로 진행했다. 코스 진행은 아래와 같이 계획되어 있었다.

  • 3일: 오픈워터 자격증
  • 1일: 어드밴스드 오픈워터 자격증
  • 1일: 펀 다이빙 (발리카삭섬)

스쿠버 자격증 취득은 운전면허 취득 과정과 유사했다. 운전 면허의 필기, 기능시험, 도로주행 시험으로 되어있는 것처럼 온라인 시험, 제한 수역, 개방 수역으로 구성 되어 있다. 제한 수역은 다이빙 샵에 있는 수영장이다. 온라인 시험으로 이론적인 부분을 학습한다. 이론적인 부분에는 바닷 속으로 들어가면서 생기는 물리적인 현상들과 장비들을 다루는 법, 문제 상황이 발생할 때의 대처 방법 등을 배운다. 은근히 시간이 오래 소요되는 데, 우리는 사전에 미쳐 듣지 못해서 제한 수역 교육과 병행한다고 많이 피곤했다. 낮에는 수영장에서 교육 받는다고 고생하고, 저녁 먹고 나서는 온라인 교육을 들었다. 온라인 교육을 사전에 꼼꼼하게 들을 수 있으면 제한 수역과 개방 수역 교육에서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제한 수역 교육

제한 수역 교육에서는 다이빙 장비를 다루는 법과 움직이는 방법, 비상상황을 가정한 대처 방법 등을 연습한다. 지상에서 먼저 한번 해보거나 설명을 통해 익히고, 발이 닿는 1m 수심, 그 다음에는 3m 수심 순으로 보통 진행되었다.

스쿠버 다이빙 장비는 부력을 확보할 수 있게 해주며 물 속에서 호흡할 수 있게 산소를 공급해 준다. 산소 공급 만큼이나 부력 조절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력에 따라 위치하는 수심이 변화하게 되는데 급격한 변화는 위험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빠르게 깊어지는 상황과 얕아지는 상황 모두 위험하다. 깊어지는 상황에서는 압력 증가로 고막에 상처를 입혀 영구적인 청력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반대로 얕아지는 상황에서는 압력 감소로 폐포가 팽창하여 폐에 영구적인 손상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하게 부력을 조절하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부력에 따라 내가 위치하는 수심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상에서와는 다른 경험을 하게 된다. 나의 호흡에 따라서 나의 높이가 변화하게 된다. 부력에 대해서는 이해하기 다소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간단하게 설명하면 물이 중력 반대방향으로 밀어내는 힘이다. 이 힘에 의해서 떠오를 수 있게 된다. 중력이 부력보다 크게 되면 음성 부력으로 가라앉게 되고, 반대로 양성 부력 상태가 되면 떠오르게 된다. 스쿠버 다이빙 중에는 수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유영하는데 유리하므로 뜨지도 가라앉지도 않게 중성 부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력을 증가시키는 방법은 크게 산소통의 공기를 이용하는 방법과 자세를 바꾸는 방법이 있다. 산소통의 압축되어 있는 공기를 BCD에 주입하거나 호흡을 들이마시면 부력이 증가하게 된다. 또 한가지 방법은 자세를 서있는 자세에서 누운 자세로 바꾸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부력이 증가해서 상승하게 된다. 앞서 말한 것들을 반대로 하면 하강하게 된다.

이런 것들을 이용해서 트림 자세와 호버링을 하는 것이 제한 수역 교육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트림 자세는 오리발 끝만 수영장 바닥에 살짝 닿아있는 상태에서 대략 45도 정도 유지하는 자세이다. 중성 부력에 대해서 감을 익힐 수 있게 된다. 트림 자세 시에 폐는 공기를 머금고 있어서 하체 쪽 보다는 부력이 커서 숨을 힘을 주지 않아도 대각선으로 떠 있을 수 있게 된다.

호버링 할 때는 부력 조절을 통해서 상승하거나 하강할 때는 반응이 늦게 온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물리 시간에 배우는 가속도 운동에 대해서 생각하면 좋다. 가속도가 발생하면 초기에 이동거리가 크지 않다. 그러다가 속도가 증가하기 시작하면 이동거리가 빠르게 증가한다. 그러므로 처음에 숨을 들이마셨을 때 움직임을 미리 알아차리지 않으면 너무 많이 상승하게 될 것이다. 또한 상승 중에 하강할 때 숨을 내뱉으면 바로 하강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힘이 가해져 속도가 0이 되는 지점까지는 가던 방향으로 유지된다. 호흡량을 적게하고 들이쉬고 내쉬는 속도를 일정하고 천천히 하는 것이 팁이라고 할 수 있겠다. 부력과 등가속도 운동식을 이용해서 대략적으로 계산해보았다. 호흡량을 250ml로 하고 체중을 85kg으로 가정하니 대략 4초 정도에 걸쳐서 들이쉬고 내쉬면 50cm 상승할 것으로 계산되었다. 실제로는 조금 다를 수 있으나 체중이 더 작거나 호흡량을 더 크게 하면 더 적은 시간 동안 많은 거리를 움직이게 될 것이다. 호흡과 움직임에 집중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어보면 금방 익히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호버링 하는 것이 스쿠버 다이빙하면서 인상 깊은 것 중에 하나였다. 나의 호흡이 상승과 호흡으로 치환되는 것이 새로웠다. 명상 보다 내 호흡에 더 집중하고 나의 몸을 관찰하게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물이 나를 감싸는 무중력에 가까운 느낌도 좋았다.

그 다음으로는 스쿠버 다이빙 중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에 대한 대처방법을 배우게 된다. 비상상황에는 크게는 나에게 생기는 것과 버디에게 생기는 것으로 나눌 수 있다. 그리고 호흡과 관련된 부분과 부력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 예를 들면 나의 호흡기가 이상이 생겼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또는 버디가 부력을 확보하지 못할 때 어떻게 해야하는 지를 배운다. 또 장비에 생기는 이상과 신체적인 이상상황으로도 나눌 수 있다. 앞에 말한 것처럼 심각한 부분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마스크에 생긴 습기 제거 같은 간단한 대처법도 배우게 된다. 이렇게 스쿠버 다이빙을 할 준비를 안전한 수영장에서 다 익히고 나게 되면 바다를 나갈 준비를 마칠 수 있게 된다.

개방 수역

개방 수역에서는 제한 수역에서 배웠던 것들을 다시 한번 복습하는 과정을 거친다. 제한 수역에서 할 때 보다는 많은 부분 수월 했던 것 같다. 리조트와 수영장에서 갇혀 있다가 바다로 나가는 기분도 좋았다. 바다에서는 수영장에서 교육할 때와 다른 점이 몇 가지 존재한다. 일단 염분이 있어서 부력이 달랐고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게 주의가 필요했다. 부력 조절하는게 바다에서가 조금 더 쉬웠던 것 같다. 그리고 수영장 물보다는 바닷물이 눈물과 더 가깝기 때문에 마스크를 벗고 눈을 뜨는게 더 편하다고 한다. 그렇게 체감되는 정도까지는 아니였던 것 같다. ...

어드밴스드 교육 과정

어드밴스드 교육은 정말 다양한 범위의 것들을 배운다. 그 중에서도 필수 인 것이 있는데, 40m로 개방 수역보다 깊은 곳까지 가보는 것이다. 그리고 사각 항법도 필수다. 깊은 수심까지 가보는 것은 그렇게까지 다를 것이 없었다. 교육에서도 배우지만 실제로는 오랜 시간 있으면 감압병에 대한 위험도도 올라가고 많이 위험하겠지만. 사각 항법을 배울 때 제일 고생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제일 어려운 것 중에 하나였는데, 하필이면 이 교육을 할 때 조류가 가장 강했다. 엄청 떠내려가서 킥을 차도 물살을 거슬러 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정말 숨이 많이 찼다. 산소통이 진짜 금방 고갈됐다. 그것 외에는 생물 구별하는 것과 입수 시에 수면에서 머무르지 않고, 바로 수중으로 들어가는 것을 배웠다. 이 것외에도 이동 중인 배에서 입수하는 것이랑 이것저것 많았던 것 같은데 구체적인 것은 생각나지 않는다. 어드밴스드 교육 자체는 오픈워터 자격 과정처럼 길고 힘들진 않았다. 모든 것이 비교적 짧게 끝났다. 다음 번에 스쿠버 다이빙 가면 펀다이빙만 하는 것이 아니라 어드밴스드 교육 중 일부를 더해서 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펀 다이빙

발리카삭으로 떠났다. 발리카삭은 갑각류의 섬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그래서 갑각류를 잡아먹는 육식 물고기가 많은 것 같다. 갑각류는 밤에만 활동해서 스쿠버 다이빙을 통해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발리카삭 섬은 크기가 크지는 않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는 배들이 정말 많이 있었다. 입장을 제한하는 섬인데도 참 많았다. 입장 제한이 있기 때문에 사전에 다이빙 샵에 알아보고 예약해야되는 것 같다. 발리카삭 갈 때는 교육이 다 끝나서 정말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교육 다 끝나고 자격 부여된 사람만 갈 수 있다고 한다. 만약 발리카삭에서 교육하다 걸리거나 산호를 걸리면 벌금이 엄청 쎄고 다이빙 샵이 영업 중단 된다고 한다. 여기서 펀 다이빙 하며 바라쿠다 떼랑 거북이를 볼 수 있었다. 거북이가 바닷 속에서 해초를 뜯어 먹는 모습을 보았다. 내가 바닷 속에서 진짜 자연에서 살아가고 있는 거북이를 보다니 다시 생각해봐도 놀랍다.

전체적인 후기

정말 완전 새로운 경험이었다. 내가 스쿠버 다이빙을 하게 되리라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아쉬웠던 것은 자격 취득을 위한 교육 시간이 길어서 스쿠버 다이빙 자체를 즐길 시간은 많지 않았다. 마지막에 바라쿠다 떼랑 거북이도 보긴 했지만. 다음 번에는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동남아를 여러 번 다니면서 스노쿨링만 했었는데 그것과는 확실히 차원이 달랐다. 매번 좋지 않은 스노클 장비로 하다보니 시야도 뿌옇고 얉은 수심에서만 볼 수 있었다. 다음에는 스노클링 할때도 조끼를 벗고 프리다이브 해봐도 좋을 것 같다.

필리핀 세부/보홀 관광

필리핀에 대한 여행 전 인상

내가 출국하기 전에 생각했던 필리핀에 대한 인상은 치안이 매우 좋지 못한 나라였다. 그래도 세부나 보홀은 치안이 엄청 나쁜 것은 아닌듯 하였다. 특히 보홀은 관광지이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하였다. 실제로 다이버샵 직원분께서 얘기해주신 게 보홀 내에서는 한밤 중에 여자 혼자 다녀도 안전하다고 하셨다. 다만, 가로등 같은게 잘 되어있지는 않으니 핸드폰 후레시를 켜고 다니라고 말씀해주셨다. 걱정했던 것 만큼 치안을 걱정할 필요가 있었던 것은 아니였다. 보홀 항구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본 풍경들은 정비되지 않은 도로와 건물들이 많아 다소 걱정되었었다. 특히 보홀섬의 경우에는 완전 관광지이기 때문에 여자 혼자 밤에 걸어다녀도 될 정도라고 한다. 그러나 세부섬은 치안이 그것보다는 좋지 않아 보였다. 밤에 택시나 교통 수단을 이용하지 않고 걷는 것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보홀

보홀에서는 저녁 시간을 제외하고는 다 스쿠버 다이빙을 위한 시간을 보냈기 때문에 아쉬웠다. 다음에 올 때는 고래상어도 보고 투어도 해보면 좋을 것 같다. 초콜릿 힐과 안경원숭이를 한번 더 와야겠다. 조식과 점심 식사는 다이빙 샷에서 제공되어서 저녁에만 나가서 먹었다. 그것도 2번은 근처에 있는 타코집을 갔다. 보홀에서 가장 유명한 식당은 빠우인 듯 하다. 빠우에서 성게 비빔국수랑 짬뽕파스타, 칠리 새우를 먹었다. 음식 진짜 맛있었다. 먹을 당시에는 진짜 너무 기분 좋게 잘 먹었다. 근데 날 것을 먹어서 그런지 여행 내내 배탈을 달고 다녔다.

alona

세부

세부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지는 않았다.

여행 후 필리핀에 대한 인상

대중 교통도 잘 되어 있지 않은 듯 하다. 베트남도 그렇고 경제적인 부분이 좋지 않은 국가 일수록 사회기반시설이 부족한 것 같다. 독일에서는 꾀나 저렴한 금액으로 모든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고 하고, 미국 어느 도시는 대중교통을 무료화하는 정책을 시도한다고 들었다. 개인에게 필수적으로 지불해야되는 금액이 적을 수록 잘사는 국가일 것이다.

전체 요약

  • 스쿠버 다이빙은 꼭 한번 해보는 게 좋은 듯 하다. 한번하면 한번만 하지는 않겠지만.
  • 필리핀의 식문화는 그다지 좋은 것 같지 않다. 해외에서 날 것을 먹을 때는 주의하자! 안 먹는게 답일지도
  • 보홀은 물이 좋지 않다. 석회질이 많아서 그런지 씻어도 씻은 것 같지 않은 찝찝함이 있었다. 세부는 나은 편.
  • 가족 단위 여행이나 스쿠버 다이빙이 아니고서는 좋은 여행지는 아닌 것 같다.